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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

수형 만들기

이 글에서는 분재에서 가장 즐거운 일인 수형을 만드는 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분재라는 취미에서 가장 즐거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뜻하는 대로의 수형을 만드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은 분명하다.

 

수형 만들기야말로 소품 분재와 일반 분재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인 것이다.

소품 분재는 꽃이 화려하지 않아도 좋고, 희귀목이 아니라도 좋으며 고가의 나무가 아니라도 좋다. 비록 산행 길가에 밟고 다니는 초목이라 할지라도 가꾸어서 어느 만큼 자연의 운치를 작은 분에 담느냐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형의 형태에 따라 모양나무 (굽은 줄기), 곧은 줄기, 문인목이니 하는 명칭을 붙이는 것으로서 나무마다 한 그루 한 그루에 개성이 있으므로 각자의 안목에 따라 취향에 따라 가꾸며 즐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무한한 자연의 조화를 모범으로 한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목차

     

    곧은 줄기

    한 그루만 곧게 서 있는 수형으로서 교목의 기본형이며 주로 평지에서 기른 나무에 이 형태가 많다. 그 줄기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가지를 뻗쳐서 마치 넓은 산야에서 스스로 자라는 소나무, 삼나무, 느티나무 등의 호쾌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게 한다.

    이렇게 가꾸려면 나무 높이의 1/3 정도까지는 밑가지를 전지하는 것이 좋다.

    곧은 줄기는 뿌리 퍼짐도 사방으로 고루 발달한 것이 이상적이며 단정한 수형이지만 줄기의 성장에서 다소의 꼬부라짐이 있더라도 무리하게 교정할 필요는 없다.

     

    쌍줄기

    한 그루목에서 두 줄기나 나와 있는 수형이다. 이 줄기갈림이 뿌리목에 가까울수록 모양이 아름답고, 제각기 굵기와 가늘기, 장/단의 밸런스를 유지한 것이 이상적이다. 원줄기가 되어 있는 굵고 키 큰 것을 주간, 작은 줄기를 부간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부자 쌍줄기, 부부 쌍줄기라고 부르는데 주간의 순이 부간쪽으로 다소나마 기울어져 있어야 더 다정하게 보이는 것이다.

     

    모양나무

    곧은 줄기와 유연하게 굴곡을 이룬 줄기 모양이 최대의 볼품이다.

    가지의 순서나 각도에는 일정한 규격이 없으며 자유형이라고 할 정도로 오히려 적당한 변화가 있어서 다채로운 멋을 부리는 형이다. 자연계에서 수많이 볼 수 있는 것이므로 응용범위가 넓고 일반적인 수형으로서 많이 가꾸는 형이다. 대체적으로 순의 위치가 밑둥과 수직으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낀 줄기

    줄기가 한쪽으로 비뚜름한 수형으로 한쪽에 장애물이 있거나 체산 바람이 불어 닥치는 벼랑에서 쓰러질 듯이 비스듬히 자란 모습이다.

    모양나무의 변형으로는, 보이는 가지는 대체로 줄기가 기울어져 있는 쪽으로 몰려 발달하고 한쪽 가지는 제대로 뻗지 못하고 마른 가지가 붙어 있을 정도가 보통이다. 줄기가 기울어진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가지의 배치, 쓰러지는 줄기를 버티는 뿌리의 균형, 화분에의 배치 등에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가꾸어야 한다.

     

    문인목

    근세의 문인화를 연상케 하는 소탈한 수형으로 줄기는 가늘게 흔들흔들 서 있고 가지도 몇 개 안 되며 간결하게 표현할수록 귀품으로 한다.

    거름기가 없는 모래바닥의 해안이나 석산 또는 메마른 숲 속에서 가끔 발견된다. 흑송을 해송이라 하듯이 해변에서는 가끔 훌륭한 해송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그러나 수형만 간결하게 표현한다 해서 문인목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줄기껍질 등이 고색창연하지 않으면 감상의 멋은 얇아지게 되는 것이다.

     

    현애

    산길을 걷다 보면 벼랑이나 암벽에 늘어져서 강풍, 낙석, 적설에 밀려서 곧게 자라지 못하고 줄기가 뿌리보다도 밑으로 드리운 악전고투형의 수형이다. 줄기 끝이 분과 비슷하게 드리운 것을 반현애라고 한다.

    현애로 가꾸기에 알맞은 수종은 고산에서 기어가는 성질이 있는 예컨대, 눈 소나무, 가문비나무, 진달래, 철쭉, 진백, 잣나무 등이다. 화분은 일반적인 것은 안정감이 없으므로 현애 용은 운두가 약간 깊은 것이 적합하다.

     

    그루목에 여러 줄기 세우기

    일명, 포기 세우기라고도 하는데 몇 개의 줄기가 한 그루의 밑둥에서 일어선 수형으로 자연계의 키 큰 나무에서는 흔하지 않으며 주로 낮은 나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전에는 희귀한 수형으로 여겼으나 요즈음은 취목법의 발달로 거의 모든 수종에 응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각 줄기에 굵기와 가늘기, 길고 짧은 밸런스를 취하는 것이 포인트다. 원줄기는 크고 곁줄기는 작게 조화를 이루어야 되며 줄기의 수는 홀수가 이상적이다. 명자나무, 영산홍 등이 이 수형으로 만들기 쉬우며, 싹이 잘 돋는 잡목류를 뿌리목에서부터 베어내면서 가꾸면 된다.

     

    한 뿌리에 여러 줄기 가꾸기

    표토에 노출된 한 뿌리에서 여러 줄기가 비교적 넓게 솟아오른 이른바, 나머지 뿌리 즉, 근련 상태의 수형으로 각 줄기가 독립된 나무와 같이 운치가 있어서, 우거진 산림을 연상케 하는 것이다.

    산에서의 채취 등은 극히 어려우므로 줄기를 흙에 파묻어(휘묻이) 그 가지를 솟아나게 하여 만들 수 있으며 그 방법 여하에 따라서 각 줄기가 연출하는 운치도 다채로와진다. 그루목에 여러 대 세우기와 비슷하나 그보다는 더 떨어져 있으며 훨씬 고가로 친다. 단풍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적합한 수종이다.

     

    바람맞이 수형

    오엽송 등 고산에 자생하고 있는 나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형으로 한쪽에서 늘 강풍이 불어닥치기 때문에 한쪽으로 밀려 나부끼는 듯한 표현이다. 기본은 '그루목에 여러 대 가꾸기' 등의 많은 줄기를 필요로 하며 자연의 엄숙함을 강조하는 수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수형 창작에 있어서는 실제로 현지를 관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모아심기

    같은 수종 1 또는 여러 수종을 여러 그루 곁 심어서 한 정경을 표현하는 수형으로 '이어진 뿌리'와는 달리 각기 독립된 나무를 배치하여 숲을 표현하는 수형이다. 나무를 잘 선정하여 심으면 그날부터 즐겁게 관상할 수 있어서 널리 유행하고 있는 반면에 여러 그루의 수집과 수세의 균등 성장을 유지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흠이다. 그러므로 단일 수종이 좋은데 그루 수는 3, 5, 7 등 홀수가 좋으며 삼나무, 느티나무 등은 거의 동일 성질이므로 붙여 심기에 좋다.

     

    돌에 붙여심기

    나무에 돌을 곁붙이는 것과는 달리 암석에 떨어진 씨앗이 바위에 파고들어 악착같이 살아가는 형상 또는, 절해의 고도에서 암벽에 매달려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수형이다. 소품 분재에는 단풍나무, 가문비나무, 해송 등을 많이 심는데 무엇보다도 돌과의 조화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원래 돌산이나 해안 암석의 자연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화분석이나 수석 등은 이러한 의미에서 적합하다 할 수는 없다.

    나무의 수는 제약이 없으나 외줄기인 경우는 노출된 뿌리에 고태, 강인성, 변화성이 있으면 더욱 이상적이다.